국내 부자들 ‘부동산 자산 비중’ 6년만에 떨어져

하나은행 제공

[비즈경영] 박형은 기자

최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국내 부자들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6년 만에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그동안 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금융상품으로 꼽히던 지수연계상품의 선호도도 고위험 금융상품의 손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다소 떨어진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 2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0 한국 부자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07년부터 이 보고서를 발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크(PB) 고객 약 400명(평균 연령 68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들 부자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9%로, 한 해 전(53.1%)보다 조금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3년 44%로 낮아진 부동산 비중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상승한 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절세를 위한 증여 등의 영향으로 예측된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 등 부자들이 선호하던 지수연계 금융상품의 매력도는 다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선호도가 높아진 상품은 외화 펀드, 은행 정기예금이었고 지수연계상품이나 사모펀드 등은 선호도가 낮아진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는 고위험 금융상품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융자산 매력도가 떨어진 한 해였다”며, “이들 상품의 수익률 악화가 지수연계상품 선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덧붙여 “지수연계상품의 대체 상품으로 외화 자산, 공모형 부동산 펀드 등이 뜨고 있지만, 상품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며 “대안을 찾기 어려운 만큼 부자들의 지수연계상품 선호도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부자들의 탄생-성장-자산 증여 시점을 정리해 눈길을 끈다. 설문에 따르면 국내 부자들은 평균 41세에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잣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잣돈을 확보하는 1순위 수단은 사업 소득(32.3%)이었다. 상속·증여(25.4%)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자가 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추가로 부를 축적한 1순위 수단도 사업 소득(31.5%)이었다. 그다음은 부동산 투자(25.3%)였다. 근로 소득(15.1%)은 부의 축적 수단으로서 사업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자가 자산을 처분하는 수단은 노후 준비 50%, 상속 25%, 증여 18%, 기부 3%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자산이 많을수록 노후 준비보다는 상속이나 증여 비중이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부자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여받는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로 나타났다.